학생 교복 골라 주는 선생님

2010. 4. 30. 09:13교육생각

제목만 보면 훈훈한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뭔가 상황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얼마전 부터 모 학교에 교복 물려주기 제도가 생겼다고 합니다.
참 좋은 생각 입니다.

취지는 그렇습니다. 입학할때야 새 교복을  구입하는 것이 대부분 입니다.
그러나 중고등 학생들은 금방 자라기 때문에 처음에 구입한 교복으로 3년을 버티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한 1년반만 입을것을 또 사기도 아깝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졸업하는 선배들이 교복을 입던 교복을 기증하여 후배들이 물려 입게 하자는 것 입니다.
이는 자원절약과 함께 교육적으로도 아주 좋은 생각 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생각도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면서 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합니다.

무슨 이야기 인가 하면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이지요....

누가 해야 할까요? 역시 교사가 해야 겠지요....

또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교복수거를 위한 가정통신문 발송, 홍보활동, 사이즈별 분류, 상태별 분류, 수거한 교복의 보관, 문의전화 응대등....

관련 업무가 한두 가지가 아닐 껍니다.


올해 처음 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은 어떤 교사는 정신이 없습니다.
원래 맡았던 업무에 더하여 올해는 교복에 관한 업무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3월 개학 하자마자  담임업무, 학생들 파악, 수업준비, 학부모 총회, 학부모면담....
심지어 교사평가제를 위한 공개 수업까지.....


거기다가....방과 후 수업까지....(이것도 문제가 많습니다.)

결정적으로 잠깐 쉬는 시간을 틈타서 수업준비를 하는 선생님께 수명의 학생이 찾아 옵니다. “선생님 사이즈 ***되는 교복 없나요?” 그러면 선생님은 책을 내려놓고 학생들과 창고로 갑니다. “이거 입어봐라...안맞냐? 그럼 이거 입어봐라.....”
대화의 내용은 손님과  옷가게 점원의 대화 같습니다.

과연 이일을 교사가 해야 될까요?

선생님들의 업무는 계속 늘어가고 있습니다.

위의 교복 물려주기 업무도 없던 일 이었지요.....

이런 식 으로 예전에는 없던 일이 무척이나 많이 생겼습니다.
즉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는 현실에서 예전에 학교현장에서 비롯된 업무들이 현 시대에 맞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예전것은 예전것 대로 그대로  업무가 행해지면서 새로운 업무들이 생기는 것 입니다.  
 

일의 중요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교사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평가제라...이는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